해외생활 마인드북/08 해외취업

교민심서 - 커미션에 대해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12. 22:18
아주 아주 오랫만에 다시 교민심서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쉰 듯 하다. 본게임으로 바로 들어가기엔 아직 관절들이 다 풀리지 않은듯 하여 , 가벼운 외전을 하나 써 볼까 한다.

필자는 한국에서도 이래 저래 비즈니스 경험이 있어서 , 일반 학생이나 회사원들보다는 좀 더
커.미.션. 에 대해 많이 접한 편인데, 외국에 나와서는 정말 지겹도록 많이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 사소한 것들에까지 커미션이라는 개념이 붙어 있길래, "어~ 이거 정신 바짝 차려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차츰 다른 관점에서 이 [커미션]이라는 놈을 바라보게 되었다.

도대체 ! 왜 외국에는 이리도 커미션이란 개념이 흔하단 말인가...

완전 서양 나라부터 얼굴 빼곤 문화와 사고가 완전히 서양에 필적하는 일본까지 돌아 다니다 ,
한가지 근본적인 개념의 차이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래 그림과 같다.

( 물론 모든 제품/서비스가 다 그런것은 아니다. )


즉, 서양에서는 어떤 서비스나 가격이 책정될 때, 커미션의 개념을 아예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원래의 가격에 브로커 혹은 에이전트가 자신의 몫을 더하게 된다.

서양에서는 기술 영업 없이 판매하기 힘든 제품이나, 유통 구조가 복잡한 제품/서비스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서비스 ( 특히 교육 서비스 ) 의 가격을 책정할 때 , 아예 Market Price 에 커미션을 포함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위와 같은 경우들이 흔해진듯 하지만, 몇해전까지만 해도 , 커미션이 붙는 경우에는 가격이 상승되고 , 구매자 입장에서는 사기를 당했다고 방방 뛸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외국에 있는 어학원의 커미션을 예로 한번 살펴보자.

몇해전 필자의 친구가 뉴질랜드에 와서 대학교 부설 어학원에 6개월을 등록했다.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 때 당시 가장 비싼 어학원중의 하나였으니, 주당 $360 이라고 치고, 20주를 등록했으니  $ 7,200 을 한방에 그 어학원에 납부했다. 그 과정을 도와주면서 에이전트가 15% 의 커미션을 먹으니, 개인이 자기발로 걸어와서 직접 모든 걸 진행하니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는 해주겠지 라고 생각했던 필자는 그만 기가 막혔다. 학원에서 $1 도 디스카운트를 안 해주는 것이었다.

추후 어학원들과 교류할 일이 생겨 물어 보게 되었다.
학생을 소개해주는 에이전트에게 커미션을 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어학원 관리자 曰(왈) ,
" 그건 당연하지. 우리를 대신해서 학생을 모집해주니, 우린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절약되고
  또 우리를 대신해서 학생이 자국어로 상담할 수 있고, 학생에게 문제가 생기면 우린 에이젼트에게 연락하니,
  관리비도 저렴하고... 서로 좋잖아.  그래서 학원비를 책정할 때 커미션을 포함시켜서 마켓 프라이스를 책정해
."

우와. 바로 이것이 정답이었다. 그러나 집요한 필자 다시 이렇게 물어봤다. 
 " 그렇다면 그 에이전트가 할 일을 모두 직접한 개인이 등록할때는 커미션을 빼줘야 하는거 아냐 ?
아~ 얼마나 날카로운 질문이란 말인가...

그랬더니 대답이 더욱 가관이다. 
" 아니지. 개인에게 할인을 해주게 되면 대부분의 개인이 개인적으로 등록을 하려고 하게 된다. 
  우리는 에이전트를 보호하고 에이전트는 학생을 관리해서 우리의 영업을 도와주고 .. 서로 도와야지.
  그럼 우린 10개의 에이전트만 연락하면 될 것을 , 괜히 200명의 학생을 관리할 필요가 없는거지.  
  그래서 개인이 등록을 해도 웬만하면 동일한 가격을 받는다


그렇다. 서로 돕는 관계.... 
그것이 서양식에서의 커미션 개념이다.
너는 나의 영업을 대신해주고, 학생을 관리해 주고, 그렇기에 나는 기꺼이 너에게 커미션을 준다.
 

그것이 서양에서의 커미션 개념이다. 

재작년 키위 2명이서 운영하는 Recruiting 회사와 사무실을 같이 쓴적이 있다. 
주 고객이 vodafone 인데, 보다폰 고객센터나 마케팅 직원을 뽑는 전 과정을 이 회사에 위임해서 운영을 하고 있었다. ( 고급 직원이나 임원급이 아님 ! ) 

그 2명이 하는 일이라고는 몇군데 구인 광고를 내고, 하루에 3~4명의 이력서를 뽑고, 4~5 통의 전화를 하고, 일주일에 서너명을 면접보는게 전부였다. 그리고 매일 오후 2시부터는 회사 앞 바에서 맥주를 마시다 , 4시쯤 퇴근하는게 아닌가.... ( 제길... ) 

물어봤다. 한명 소개해 주면 얼마나 커미션을 받냐고.... 한명 취직 시켜 주는데, $ 6,000 쯤을 받는댄다. 
기절할 뻔 했다. 그래서 별로 하는 것도 없는거 내가 빤히 아는데, 어찌 그리 날강도스럽게 비즈니스를 하냐고 거품을 물고 얘기하자... 

대답 曰 , 
" 보다폰에서 구인을 하기 위해 할 일을 모두 우리가 다 해 주잖아. 구인광고내지, 이력서 보고 사람 추리지, 면접까지 대신 해 주지... 보다폰이 이 비용 $6,000 을 아끼기 위해서는 이걸 전담하는 직원 한명과 그 직원이 사용할 책상까지 하나 마련해야 하는데, 그 직원 연봉이 $50,000 쯤 되. 그러니 $6,000 주고 외주주는게 훨씬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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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어학원 케이스와 리쿠르팅 회사의 케이스를 잘 접목시켜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서양인들이 커미션을 바라보는 관점을 ...... 

PS1. 문제는 해외에서 한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커미션에서 주로 발생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방인 입장에서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의 가격 책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주로 있는 서비스를 가져다가 본인의 노하우를 조금 얹고 커미션을 왕창 더해서 서비스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Justin